Brionvega Marino Poddighe Managing Director

인터뷰어 김문부 기자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어떻게 방문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은 언제나 관심이 많았습니다. 문화적으로도 아주 뛰어나며, 역사도 오래된 곳이라는 점에서 이탈리아와도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점 때문인지 한국에서도 유럽 문화, 특히 이탈리아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이렇게 좋은 수입원을 만나게 되어 브리온베가를 소개할 수 있다는 것도 아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한국은 이번이 첫 방문인데, 한국 문화와 시장에 대해서 많은 것을 경험했으면 합니다.

브리온베가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탈리아 산업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브랜드입니다. 브리온베가의 역사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브리온베가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4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그만큼 긴 역사의 회사입니다. 당시 창립자 주세페 브리온과 엔지니어인 파제타가 의기투합하여 B.P.M.컴퍼니라는 회사를 이끌어갑니다. 처음에는 전자부품들을 생산하는데 그쳤지만, 1950년대부터 TV와 라디오가 급속도로 보급되는 것을 깨닫고, 본격적인 TV 및 라디오 개발·연구에 돌입하게 됩니다.

단순히 기존 틀에 박힌 TV와 라디오가 아닌, 디자인 및 성능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자는 원칙을 세웠고, 1960년대에 본격적으로 브리온베가라는 이름을 내걸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1962년 도니(Doney) TV가 출시되었고, 1964년 알골(Algol) TV와 TS502 라디오가 발표되면서, 브리온베가를 세계에 알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세 모델은 당대 최고의 산업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리차드 섀퍼와 마르코 자누소에 의해 탄생한 것으로, 산업 디자인의 아이콘으로 각광받았으며, 현재까지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제품 철학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우선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볼 수 있었던 TV나 라디오는 모두 일반적인 직사각형 모양의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었고, 재질도 목재를 주로 사용한 것들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독창적인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곧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 첫 번째 주자가 바로 앞서 이야기한 리차드 섀퍼와 마르코 자누소였습니다. 제품 개발부터 기획까지 모든 것을 디자이너들에게 전적으로 맡긴다는 원칙을 세웠고, 곧 전 세계에 브리온베가를 알리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그야말로 하나의 혁신을 담아낸 것이었습니다.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하고, 화려한 색상을 도입하고, 쉽게 휴대할 수 있는, 그리고 이것을 TV나 라디오만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그야말로 대단한 이슈였습니다. 여기에 바로 브리온베가의 철학이 있습니다. 최고의 디자인과 동시에 최고의 성능까지 경험할 수 있는 아이템, 그것이 브리온베가입니다.

TV(알골, 도니)나 라디오(TS502) 등 예전에 히트한 모델을 다시 출시하고 있는데, 과거 디자인 콘셉트를 그대로 채용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당시에 최고의 디자인이었지만, 지금도 최고의 디자인이기 때문입니다. 리차드 새퍼, 마르코 자누소, 마리오 벨리니 등 최고의 디자이너에 의한 걸작들로서, 과거의 제품 모두 특별한 디자인적 가치가 있습니다. 일종의 문화 유산 같은 존재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과거 디자인을 최대한 보존하고, 기술적인 부분만 최신의 것으로 수정하는 것으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제품과 지금의 리메이크 제품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기본적으로 디자인 면에서는 90% 이상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내부적인 구성이나 부품은 완전히 다릅니다. 최신의 부품을 채용하여, 성능적으로도 최선의 퀄러티를 보장하며, 트렌드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RR227 같은 경우에 SD 카드를 지원하여 MP3나 WMA 파일을 재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RR226은 예전 디자인에 CD 플레이어 기능을 추가했는데, 이 또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TS522는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되고 있는데, 총 몇 가지 색상이 준비되어 있는지요.

TS522는 기본적으로 썬 오렌지, 썬 옐로우, 민트 그린, 레드, 스노우 화이트, 나이트 블랙 6가지 색상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셨듯이 RR227는 외장 카드를 통하여 MP3와 WMA 같은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데, 향후 다른 모델에도 이런 범용성을 추가할 계획이 있는지요.

RR327 모델이 출시될 예정인데, RR227에 LCD 액정을 추가한 모델입니다. RR227과 마찬가지로 USB 메모리와 SD 카드를 통해 음악을 재생할 수 있으며, 알람 기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역시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한 최신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라디오와 TV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런 디자인 감각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계획이 있는지요.

브리온베가 특유의 디자인을 엿볼 수 있는 콘셉트로 많은 기획들을 구상 중인데, 핸드폰, USB 메모리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볼 생각도 있습니다. 또한 구체적으로 현실화 중인 시스템으로 미니 하이파이 시스템을 기획하고 있는데, 현재 3번째 프로토 타입까지 완성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미니 컴포넌트 구성이지만, 스피커를 무선으로 채용하고, 브리온베가 특유의 디자인성을 바탕으로 한 기기입니다. 모델명은 아마 FS2206으로 출시될 예정인데, 기대하셔도 좋을 만큼의 퀄러티를 가지고 있는 제품으로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브리온베가를 사랑하는 월간 오디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브리온베가의 제품은 그리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한 번쯤 눈길을 주고, 한참을 그 소리에 반하는, 그런 매력이 있는 제품이 바로 브리온베가입니다.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에 많은 이들이 감동하듯, 브리온베가를 통해서 나오는 라디오 선율에도 많은 이들이 감동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브리온베가를 소장함으로써 역사적인 디자인 아이콘을 가졌다고 하는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