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는 것이 있다. 여러분이라면, 흔히 CD 플레이어나 스트리머, 프리앰프 또는 인티앰프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되는 파워 서플라이에 탑재된 한 줌의 컴포넌트에 대한 사운드를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다행스럽게도, 네임 개별 정전압 조절기(DR – Discrete Regulator)의 경우라면 골백번도 더 고민해봤다.
이 모듈은 플러그 앤 플레이 식의 간단한 교체라 할 수는 없다.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뚜껑을 열고 약간의 수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십 초 만에 뚝딱 끝낼 수 있는 교체는 아니다. Hicap, SuperCap, XPS, 552 PS, 그리고 555 PS업그레이드 용으로 디자인 된 이 모듈은 2002년도에 최종적으로 대대적인 디자인 변경이 있던 이후로 만들어졌으며, 2012년 중반부터 이들 다섯 가지 파워 서플라이 유닛에 새로운 레귤레이터 회로가 장착되었다 – 따라서 이후로 최신형 파워 서플라이를 구입한 유저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새롭게 적용된 DR 방식을 확인하려면 리어 패널에 ‘DR’ 로고를 찾아보면 된다.
DR 업그레이드는 기존의 오리지널LM317 파워 서플라이 레귤레이터 칩을 디스크리트 모듈로 교체한다 – 2 x 1 인치 정도의 표면 실장 회로 보드와 탄탈륨 캡, 그리고 방열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마치 악당들의 지하 비밀 아지트를 날려버리기 전에 제임스 본드가 어딘가에 칩을 꽂거나 빼는 장면에서 보는 칩을 연상케 한다. 이 DR 업그레이드로 임펄스 응답특성이 향상되고, 보드를 타고 흐르는 소음이 전반적으로 매우 낮아진다고 네임은 밝히고 있다. 실제로, 네임에 따르면 이들은 업그레이드를 하겠다고 네임의 기본 원칙을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이 새로운 회로를 개발하는데 자그마치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네임의 개발자들은 얼마간 파워 서플라이에 디스크리트 레귤레이션 – 개별 정전압 조절기(DR)- 을 적용하고 있던 중에 일부에서 네임의 기본적인 사운드에서 벗어난 급진적인 변화가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일부 개발자들에게 이런 급진적인 변화는 더없이 반가울 수 있을지 모르나 네임 오디오는 사운드 자체에 어떤 변화가 있기를 바라지 않았다 – 이들은 단지 사운드에 향상을 원했을 뿐이었다.
본 리뷰에서는 기본적으로 짚고 넘어갈 부분은, 이 DR 모드가 HiCap을 얼마나 향상시키는지, 그리고 HiCap이 SuperNait를 얼마나 향상시키는지가 될 것이다. 인티앰프에 파워 서플라이를 연결하는 것은 사실 우리에게 거의 잊혀져 가고 있는 부분이다. 왜냐, 네임에서 그 동안 항상 보다 좋은 파워 서플라이를 당장에 추가하는 경우는 소스와 프리앰프에 대체로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티앰프에 외장 파워 서플라이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소스나 프리앰프에 비해 동일한 효과를 거두지는 못한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효과는 충분히 존재한다. 실제로 이들 업그레이드는 이미 인티앰프의 깔끔한 베이스에 타이밍과 정확성을 더하고 이것은 보컬 사운드를 보다 또렷하게 만들며, 전반적으로 보다 생생한 현장감을 더한다. 효과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SuperNait의 기본 특성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SuperNait을 소장하고 있는 여러분이라면, HiCap 업그레이드를 받아보라고 권하고 싶다ㅡ다만 세상이 뒤집힐만한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어떤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확~ 달라지지 않는 SuperNait이 외려 정감이 간다.
그렇다면, LM317을 장착한 HiCap과는 달리 파워 서플라이에서 DR 업그레이드를 하면 어떨까? 흥미롭게도, 난 DR 업그레이드가 오만 가지 사람들의 입맛을 다 맞추는 아주 극히 드문 케이스에 해당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아마도 네임 사운드가 몇몇 수군거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네임 오디오 브랜드를 두고 겨냥한 일부 비난에 대해 고심하게 했을 것이다. 그 결과, DR 업그레이드는 사운드 이미징과 특히 중역대의 투명도에 있어서 놀라운 향상을 가져다 주는 쾌거를 이룬다. 물론, 이 와중에도 네임 광신도들이 수년 간 추종해 왔던 전형적인 네임다운 모든 특성을, 이를테면 정확한 템포, 그리고 음악적 정확성과 같은 것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항상 느끼는 거지만 네임은 오페라에서 늘 고꾸라지곤 했다 – 하지만 오페라 광팬이 아닌 나 같은 경우 딱히 아쉬울 건 없다. 하지만, 네임은 종종 험담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흠뻑 빠지게 하는 근사하고 세련된 아리아에 강하며, 또한 네임의 잘 정돈되고 짜임새 있는 무대감과 웅장한 모노 사운드가 음악적으로 거창하기 만한 복잡한 구성의 것들과는 늘 상충되어 나를 충격에 빠뜨리곤 한다. DR 모듈은 음악적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으면서도 앰프를 보다 개방적인 사운드로 만들어준다.
확실히, SuperNait와 기존 HiCap 조합에 비해 SuperNait + (DR) HiCap 조합이 성능에 큰 차이를 보인다. DR 사운드는 분명 자사의 강점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보다 대중적으로 네임 사운드를 어필하게 하지만 심각한 하이앤드 취향의 소유자라면 구미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점이 바로 네임 DR 업그레이드가 대중들에게 소위 ‘먹히고’ 있는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ifiplus.com by Alan Sircom Aug 30,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