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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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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ckport Mira스피커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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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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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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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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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5 |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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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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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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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절제된 자연스러움 속의 명료함
-Rockport Mira스피커를 위한 매칭
박성수/오디오
좋게 말하면 원숙해진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의욕 상실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수년 전부터 필자에게 일어난 변화 가운데 하나는 주변에서 새로운 기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도 “꼭 들어봐야지” 하는 식의 호기심이 동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바깥 세상 소식에 둔감해지는 것이 정한 이치일 것이다. 이럴 때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역시 기초 정보 제공이 부족한 회사나 기기를 대하는 경우인데, 이번 신년호의 하이엔드 매칭 코너에서 다루는 록포트 테크놀로지의 미이라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스피커라고 하는데, 수입사에서 보내 온 보도자료에는 제품 정보만 있을 뿐, 이 회사에 대한 정보는 전혀 나와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인터넷에는 뭔가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이 회사의 홈페이지를 찾았지만, 웬걸 대문만 덩그렇게 있을 뿐 내용은 없는 홈페이지였다. 그리하여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웹 서핑을 계속했지만, 미국에서 출간되는 오디오 전문지 한두 곳에 실린 기기 리뷰 몇 개만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언젠가 사진으로 본 적이 있는 초고가의 아날로그플레이어인 ‘시스템 Ⅲ 시리우스 텐테이블’ 높이가 2m에 육박하는 초대형 스피커 하이페리언 등이 이 회사에서 나온 제품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이 정도의 정보라면 정보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따지고 보면 문서 정보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겠지만, 기기를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실제 시청보다 더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떻게 놓고 보아도 기기 리뷰에 회사 소개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은 그리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어서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현재의 필자 능력으로는 이 회사가 미국 동북부에 있는 메인 주의 록포트에 소재하고 있다는 것 밖에는더 내놓을 것이 없다.
신비의 베일을 벗기며
그렇다면 이처럼 록포트 테크놀로지가 신비에 쌓인 회사라면, 우리나라에 처음 수입 된 미이라 또한 신비한 존재일까?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한마디로 이 스피커는 그러한 신비스러움이나 모호함과는 거리가 먼 반듯한 음향을 연출하는 기기였다. 서초동 국제전자센터에 있는 금강전자의 협조를 받아 시청한 이 스피커는 판매 가격이 2천만원대에 달하지만,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은, 그러나 고급스러운 피아노 마감이 돋보이는 기기였다.
여러 자료를 종합해 보면 록포트 테크놀로지의 스피커는 높이가 190cm에 달하는 가상 동축형 모델인 하이페리언이 플래그십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안타레스, 메락Ⅱ, 셰리탄Ⅱ, 그리고 미이라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는데, 전후 맥락을 살펴보면 2004년 등장한 미이라는 이들 가운데 최하위 기종, 그러니까 록포트 테크롤로지가 추구하는 스타일 음향으로 인도하는 엔트리 기종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먼저 외양부터 살펴보면 높이 114cm, 깊이 50cm, 폭 26.5cm의 규모를 보이는 미이라는 하이엔드 기종치고는 다소 왜소한 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한 가지 특필할 사항은 이 스피커가 이 정도의 규모로는 보기 드물게 무게가 67kg이나 나가는 중량급 기종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이 기기가 일반적인 하이엔드 기종처럼 기기 자체의 규모로 승부를 걸기보다는 음향 자체의 완성도를 충실히 다지는 데 주력하는, 그러니까 장대한 스케일보다는 정연한 대역 밸런스, 순도가 높은 선율선, 명쾌하면서도 밀도가 높은 다이내믹 등을 추구하는 스피커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스피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일반적인 하이엔드 기종에서는 보기 힘든 유닛 배치 방식이다. 3웨이 방식으로 구동되는 이 스피커는 배플 상단에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를 배치하고, 우퍼는 인클로저의 옆면 하단에 장착하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 방식은 인클로저의 용적을 키우지 않으면서 다이내믹 레인지를 넓히고자 하는 중급 기종에서 많이 채택하는 것인데, 하이엔드 스피커인 미이라가 이런 구성을 취하고 있는 것은 다소 의외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물량과 기술 투입에 여유가 있는 하이엔드 기종에서 이런 방식을 굳이 선택한 것은 음향 자체의 효율성과 표현의 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로 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쉽게 말하면 인클로저 안쪽에 우퍼를 장착하여 저음역을 투사하게 함으로써, 좌우 폭이 넓은 개방적인 음향 무대를 구축하기보다는, 저음역을 보다 단단하게 다지면서 음향의 표정에 명쾌함을 가미하고, 선율선과 다이내믹에 절도를 실어 올리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음향 자체에 절제와 긴장감을 실어 울리려는 록포트 테크놀로지의 이러한 시각은 인클로저 설계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보도 자료에 의하면 미이라는 75mm 두께의 고강도 MDF에 12mm 두께의 콜타르 계열의 댐핑제를 덧입힌 총 87mm 두께의 배플을 사용하고 있으며, 트위터외 미드레인지를 장착하는 프론트 패널 또한 진폭을 감소하고 음향의 회절을 최소하기 위하여 피아노 제조사인 스타인웨이 & 선스 사의 펠트 천으로 마감하고 있고, 우퍼의 장착 부위 또한 12mm로 댐핑 처리된 50mm의 고강도 MDF를 사용하고 있으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음향의 간섭을 막기 위하여 70mm 직경의 포트를 장착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이 스피커에 사용하고 있는 유닛에 대하여 살펴보면, 미이라는 덴마크 비파사에 주문하여 제작한 10인치 구경의 우퍼, 오디오 테크놀로지 사에 주문하여 제작한 5.25인치 구경의 미디레인지, 마지막으로 스캔스피크 사의 1인치 구경의 레벨레이터 소프트 돔 트위터 등을 장착하고 있다. 보도 자료에 의하면 이들 유닛 가운데서 오디오 테크놀로지 사의 미드레인지와 스캔스피크의 레벨레이터는 최상의 매칭이라고 한다.
기술 내용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그치겠지만, 이 정도의 내용만 살펴보더라도 록포트 테크놀로지가 이 스피커를 설계.제작하면서 인클로저 자체의 진동과 반사로 인하여 발생하는 왜곡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단단하면서도 육중한 인클로저가 그 자체로서 구축하는, 안정감과 절도가 넘치는 저음역, 명료한 표정의 중음역과 고음역 등을 이끌어 내는 것에 얼마나 고심했는지 알고도 남음이 있다.
적극적인 음을 얻는데 주력
그렇다면 결국 남는 문제는 미이라의 실력과 기능성을 실현해 줄 앰프와 플레이어를 찾는 일일 것이다. 당초 금강전자에서는 두개의 시스템을 준비했는데, 하나는 그리폰의 플레이어와 앰프 세트, 그리고 다른 하나는 호블랜드의 앰프 세트와 그리폰 플레이어등으로 구성된 것이었다. 미이라의 성향을 고려해 보면 이들 두 세트 모두 충분히 추천가능한 대안이었지만, 시청 당일 필자가 감상한 시스템은 CD 플레이어에는 그리폰의 미카도, 앰프 세트에는 호블랜드의 HP-100프리앰프와 사파이어 앰프를 조합한 것이었다.
이 조합의 주안점은, 미이라가 추구하는 절제력이 뛰어난 정연한 음향 특성을 십분 살리되, 여기에 자연스러운 색채와 유연한 선율과 다이내믹을 보기 좋게 실어 올리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이 조합은 미이라와 유사한 성향의 기기들이 흔히 보여 주는 소극적인 표현력에 좀더 밝으면서도 적극적인 음향 특성을 가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보면 이 조합은 그리폰의 미카도 플레이어가 보여 주는 섬세함과 투명함, 호블랜드의 앰프 세트가 밝은 음색으로 그려가는 단아한 음향 등을 미이라가 추구하는 정교함. 정연함. 섬세함과 결합하면서 음향 특성의 일관성과 유기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도는 성공했는가? 다소 열악한 시청 조건을 감안하면 미이라에서 최고의 재생음을 이끌어 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절제와 자연스러움이 일정 수준 이상의 조하를 이룬 고급스러움이 음향을 살려내는 데는 성공했다구 할 수 있을 듯싶다. ‘절제된 자연스러움’ , 그러니까 규모가 크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적절한 수준의 지향성과 심도,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명도의 공간 표현, 유려한 색채 표현, 단아하면서도 유려한 선율선, 강렬하지는 않지만 음악의 표정을 정확하게 읽어 내는 다이내믹 등이 투명하게 통합된 재생음이 이 조합에서 잘 살아나고 있었다.
그러나 이조합의 재생음에서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부드러운 윤곽과 명료한 표정을 함께 살려 내는 사뿐한 선율과 하늘거리는 듯한 삼삼한 색채 등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연주에 담긴 미묘한 음영이 독특한 표정으로 떠오른다는 점이었다. 한편에서는 현대 음향 특유의 정교함이 살아 있고, 다른 한편에는 온화한 자연스러움이 살아 있는 독특한 음향 풍경이 단아한 이미지로 살아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조합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그리만만치는 않은 것 같다. 호블랜드의 특성을 얼마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조합에서는 선율선이 다소 단조로운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발성과 색채 표현에서도 깊이와 확산감이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음량을 높일 경우 음향의 조화가 다소 약해지는 문제점도 함께 드러내고 있었다. 필자가 이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음향 자체의 명료도를 다소 떨어뜨리는 한이 있더라도, 저음역에서 좀더 풍부한 음량과 자연스러운 확산감을 이끌어 내고, 선율선과 색채 표현에도 유연성을 가미하는 데 세심한 신경을 쓸 것 같다. 만약 필자의 이런 노력이 성공을 거둔다면 미이라가 추구하는 고품격의 정연한 음향 이미지 속에 음악의 삼삼한 표정이 살포시 녹아든, 눈 덮인 겨울 계곡을 절묘하게 포착한 풍경 사진을 연상케 하는 미려한 음향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은 미이라처럼 처음으로 대하는 기기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한 접근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좀더 다양한 각도에서 이 기기를 관찰하고, 좀더 주밀한 자세로 이 기기가 가진 잠재력을 이끌어 내려는 다각적인 시도가 필요할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이 기기의 능력을 면밀하게 검증하기 위해서는 좀더 다양한 플레이어, 그리고 좀더 다양한 앰프 세트와의 조합을 시도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설령 그런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스피커가 보다 정밀하고, 보다 섬세하며, 보다 깔끔한 스타일의 전형적인 현대 음향 패러다임을 따르고 있는 기기라는 평가만큼은 양보하고 싶지 않다. 이러한 모습은 어떤 음량에서도 앙상블의 형태를 무너뜨리지 않고 음악의 표정을 명확하게 잡아내고 있는 이 기기 특유의 고집스러움에, 그리고 평상 음량으로 구동할 때 중저음역에서 나타나는 살풋한 텍스처에 잘 담겨 있다. 물론 그 향취에 동참할 것인지 여부는 애호가 자신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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