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손(www.ultrasone.com) 에디션10은 현재 구매할 수 있는 헤드폰 중 가장 비싸다. 360만 원의 가격표를 보지 않고도 꽤 비쌀 것 같은 외형을 지니고 있긴 하다. 울트라손 에디션 10은 2010년 출시를 기념해 딱 2,010개만 수작업으로 한정 생산한 헤드폰이다.

소재에서도 럭셔리함이 물씬 풍긴다. 하나의 알루미늄을 그대로 깎아 만든 몸체에 내마모성과 내부식성이 좋은 루테늄으로 만든 인클로저와 서아프리카 해안에서 생산하는 귀한 원목인 제브라노(Zebrano)를 썼다. 이어패드와 헤어밴드는 에티오피아 양가죽으로 만들었는데 촉감이 아주 부드럽다. 묵직한 케이스를 열면 수작업으로 만든 에디션 10 전용 스탠드가 있는데, 이 케이스와 스탠드 모두 제브라노 나무로 만들었다.

희귀한 소재를 장인들이 정성스레 가공해서일까? 다른 헤드폰과 다른 엔티크한 매력을 풍긴다. 에디션10은 멋스러움이 배어 있는 디자인으로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모습이다. 값에 어울리는 외형이라 할 수 있다.

울트라손이 자랑하는 S-로직(Logic) 기술이 에디션 10에도 녹아있다. 에스로직은 소리가 바로 귓구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소리에 각도를 주어 귓바퀴에서 반사음을 만들어낸다. 반사음은 서라운드 사운드를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귀로 직접적인 소리를 전달하는 것보다 청력을 보호한다고 한다. 과연 그 소리는 어떠할지 무척 기대가된다. 여기에 뮤메탈쉴딩(MU Metal Shielding) 기술이 추가되어 일반적인 헤드폰이 방출하는 전자파 89%를 감소시키는 것은 보너스 혜택인 셈이다.

●제원

드라이버 형식 : 개방형

드라이버 : 40mm 티타늄 도금 다이내믹형

주파수 범위 응답 : 5~45,000Hz

임피던스 : 32Ω

음압 레벨 : 99dB

코드 길이 : 3m

무게 : 282g

값 : 369만 원

이거 300만 원짜리 맞아요? - 신근호 기자

너무 큰 기대를 해서 일까. 에디션 10으로 처음 음악을 들었을 때 ‘이거 300만 원짜리 맞아?’라고 생각했다. 방방거리는 저음도 없고 맑은 소리를 위해 열심히 갈고 닦은 고음도 없다. 명료함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명료함이 떨어지는 대신 음색이 따뜻하다. 귀를 피곤하게 하거나 거슬리는 소리가 없는 자연스러움이 에디션 10의 가장 큰 장점이다. 장르는 클래식과 재즈에 잘 어울리지만 특별히 감탄을 주진 않는다. 에디션 10은 음질보다 희소가치에 중점을 두는 게 좋다. 럭셔리하고 엔티크한 디자인, 헤드폰만 생산하는 울트라손의 장인 정신, 희귀한 소재,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한정판.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헤드폰이다.

직접 들어보세요. 오케스트라에 제격 - 박선중 기자

울트라손 에디션 10은 고급형 헤드폰답게 깨끗한 음색을 들려준다. 클래식 관·현악에서 특히 현악기 표현력이 뛰어나며 깊이 있는 중저음을 선사한다. 특히 모니터링 성향을 띄며 객관적인 소리를 만들어 묻히는 오케스트라 감상에 뛰어난 면모를 보인다. 가요·팝 등 대중 장르의 음악도 충분히 소화하며, 깔끔하고 편안한 중저음을 들려주는 데 비해 타격감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때문에 현장감을 중시하는 이들이라면 직접 청음해 보길 권한다.

딱 내 스타일이야. 니들이 광석이 형을 알아? - 황영하 기자

애들은 가라. 이건 소녀시대나 2NE1을 위한 헤드폰이 아니다.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이나 <먼지가 되어>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녀석이다. 치열한 젊은 날을 보내고 이제는 경제적인 여유를 즐기며 바하의 선율에 젖은 날, 잊었던 기억들을 생각하며 음악을 감상할 때 최고다. 울트라손 에디션10을 찬양하는 어떤 시를 써도 모자랄 것이다. 이 기사를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도 다 이 녀석 때문이다. 도무지 벗고 싶지 않아서 말이다.

클래식 ★★★★★

팝·가요 ★★★★☆

재즈 ★★★★☆

록 ★★★☆☆

현장감 ★★★★☆

타격감 ★★★☆☆

해상력 ★★★★☆

착용감 ★★★★★